교육 수요자에게 제공되는 보조금 중에서 비교적 몫이 크다고 생각되는 것은 교육 방송일 것이다. 교육방송은 국어, 영어, 수학, 한자, 한국사, 과학 등의 수업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각 과목의 경우에 초등1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수업을 하기 때문에 시청자는 교재만 구입하면 각 과목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교육방송은 예비중1, 예비고1도 따로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교육방송은 시청자가 교재만 구입하면 모든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교육방송에서 각 과목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비용만큼 교육방송이 시청자에게 주는 보조금의 크기를 보여준다. 보조금의 전체 액수는 교육방송이 그 방송을 제작하기 위하여 지출하는 비용과 교육방송 운영 비용의 합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교육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조금은 교육방송 시청자들에게만 돌아간다.

국가가 교육방송을 운영하게 되면서 시청자에게 보조금을 주게 된 것은 과외 등을 할 수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넓혀준다는 의도에서 였을 것이다. 과외를 학원이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학생은 교육방송을 들을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방송은 소득이 상위권보다는 하위권 학생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조직 또는 기구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소득은 성적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무엇보다, 각 교육 수요자가 받는 보조금의 크기는 교육방송을 얼마나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교육방송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보조금은 비례하여 증가한다.

교육방송은 보조금을 주는 기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폐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 모든 폐해를 모으고 서술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여기에서는 큰 것들만 간추리고자 한다.

첫째, 교육방송은 영어 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런 방법은 모국어인 한글과 영어의 문해력을 모두 떨어뜨린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는 초등학교 5학년이 적당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는 몰입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실시하면 교육방송을 시청하는 학생은 한글과 영어의 문해력이 모두 떨어지고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수요자가 그 점을 인식하고 수정하고자 하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교육방송은 시청자들의 한글과 영어 교육을, 정상적인 방법과 비교하면,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교육방송에 의한 선행학습은 학교 교육을 망가뜨릴 수밖에 없다. 선행학습이 학교 교육을 망가뜨리는 많은 사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선행학습은 학교 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함을 크게 방해하고 가로 막는다. 교육방송에 의해 촉발된 선행학습은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이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을 불신하고 과외와 같은 다른 선행학습을 받게 된다. 과외가 발생하는 다른 이유이지만 앞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셋째,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만으로 전락하는 순간 학교에서 배우고 훈련하는 기능은 모두 거세된다. 즉 교육방송은 공식 학교교육을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망가뜨린다. 한국에서 공식 학교교육이 무너진 이유들 중의 하나이다. 교육방송은 지식을 전달만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잘못된 공식 학교교육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 점은 인공지능(AI) 시대에 특히 문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조금을 주는 기구인 교육방송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만이 공식 학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중심은 공식 학교교육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 학교교육을 무너뜨린 원인은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방송의 폐지만으로 공식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불필요한 선행학습이 사라질 것이다. 공식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교육방송의 폐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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