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한국경제 --- 한국의 교육산업은 정치권 다음으로 후진적이고 생산성이 낮다. 수십만에 이르는 조기 외국어 유학생, 엄청난 수의 외국 대학 유학생, 수를 알 수 없는 기러기 아빠 또는 엄마, 그로 인한 가족의 해체 또는 붕괴, 유학에 드는 많은 비용과 어려움, 유학생의 방황과 한국 사회 적응 어려움 등은 한국 교육산업이 매우 생산성이 낮음을 잘 보여준다. 미시적 관점에서, 이 글에서는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해본다. 조선일보는 2025년 12월 서울대 교수들 중에서 95%가 호봉제 대신에 성과연봉제를 선택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2024년 9월부터 서울대가 교수들에게 호봉제와 성과연봉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다수가 호봉제 대신에 성과연봉제를 택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필자는 아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서울대가 2011년에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법인 이사회는 아무런 생각 없이 과거의 호봉제를 채택했다는 생각을 하니 법인 이사회(이사장 포함)와 총장을 포함한 학교 운영 본부의 전근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도부가 이번에 성과연봉제를 채택하기로 한 것은 우수 교수 이탈이 잇따르자 2024년 9월부터 교수들이 성과연봉제와 호봉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고 대부분의 교수들이 성과연봉제를 선택하면서 연봉 지급 제도 변화를 용인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위 5%만이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고 S 등급은 상위 5%(기준 성과급의 200%), N1 등급은 45%(기준 성과급의 150%), N2 등급은 50% 안팎(기준 성과급의 100%)이다. U 등급은 표절 문제가 불거진 교수 등이 해당되는데, 이들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것은 성과급을 흉내만 냈다고 여겨진다. 이런 성과연봉제는 경쟁을 촉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더 큰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종신고용제(tenure system)를 채택하여 임용 후 첫 3-5년 이내에 U 등급을 받거나 심사를 통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학교에서 퇴출시킨다. 둘째, N1 등급까지만 성과급을 인정하고 N2 등급 이하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N1 등급 비율은 크게 줄인다. 셋째, 부교수와 정교수로 진급하는 경우에도 심사를 통해 연구·교육 업적이 부실하면 진급을 시키지 않는다. 종신고용 교수라 하더라도 부교수, 정교수 진급은 누적된 업적과 평가에 근거하도록 한다. 넷째, 학과장, 학장 임용 후보자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외부 인사를 스카웃한다. 물론 스카웃을 위해서는 연봉 등이 파격적이어야 한다. 이 모든 개혁은 업적 평가가 매우 객관적이어야 하고 학과장, 학장 등으로 이어지는 평가자들을 대학 운영 본부가 신뢰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교수들의 연구·교육 업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객관성이 중요한데 한국 전체 교육산업은 그런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학문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일이 성과급 제도의 성패를 가를 것이기 때문에 그 일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즉 이 일을 하루 아침에 이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스카웃 시장만을 간략히 분석해본다. 한국의 대학은 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 몇 년간만 조교수에 응시할 수 있다. 즉 조교수 시장은 있다. 그러나 부교수 또는 정교수에 대한 시장은 없다. 부교수 또는 정교수는 자체 대학에서 대부분 승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스카웃 시장’으로 부를 것이다. 왜 한국에는 스카웃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된 이유는 깊은 분석이 필요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호봉제가 경쟁을 없애면서 스카웃 시장도 함께 없앴기 때문일 것으로 추론된다. 즉 호봉제와 함께 부교수 또는 정교수 수준에서의 경쟁을 없애면서 스카웃 시장이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이 현재 우리가 보는 스카웃 시장이 없는 교육산업이다. 즉 호봉제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부교수 또는 정교수로 진급할 수 있기 때문에 스카웃 시장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스카웃 시장이 발달하더라도 내부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하더라도 부교수 또는 정교수 승진은 보장하지 말아야 한다. 스카웃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봉과 성과급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는, ‘진정한 의미의’ 석좌교수제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대학 본부가 필요시에 석좌교수 임용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기술 혁신이 커질수록 신 학문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석좌교수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학은 경쟁을 없앤 ‘무풍지대’이다. 그런 체제로 한국의 대학을 글로벌 우수 대학으로 만드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미국과 같이 대학교육이 잘 발달한 국가의 교수 평가와 퇴출, 성과급 지급, 진급 제도, 종신고용제, 스카웃 시장의 활성화 등을 참고하여 서울대 운영 본부와 이사회가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서울대는 정부로부터 많은 재산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물론 이 점은 필자의 추정이다). 그런 서울대가 타 대학의 본보기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교수의 연구와 교육 업적에 따라, 지방대학에 근무했던 교수가 서울대로 가고 서울대 교수가 지방대로 가는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교육산업도 경쟁적으로 만들고 지방의 발전을 촉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교육기관의 다른 한 축인 직원에 대한 지급제도가 현 시점에서 호봉제로 되어 있는 학교가 적지 않다. 직원의 연봉은 직무급으로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시초의 직무급이 정해지면 그것에 연간 물가상승률을 추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리고 교육 행정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방학 기간에 적당히 연차를 주고 육아휴직 같은 제도도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직무급을 기초로 지급제도가 만들어지면 지금의 은퇴 연령을 적절히 늦추어도 될 것이다. 그리고 직무급에도 성과급을 적당히 운영하여 행정 직원 간 경쟁을 촉진하는 일도 필요하다. 요컨대, 학교 직원에 대한 지급제도를 연공서열제로 유지하는 것은 직원 간 경쟁을 없애는 길이다. 대학의 지급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가 하는 것은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의 생산성을 결정한다.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성에 일치하는 지급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필수이다. 그를 제외한 다른 방법은 사회주의 지급제도로 대학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서울대는 교육산업 전체의 모습을 다듬는 일에도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한국 대학계에서 서울대의 위상이 매우 높고 법인 전환시에 재산을 받았기 때문이다(이 글은 필자의 한국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연봉 지급과 생산성에 관한 제도에 대해서 발표되거나 조사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글이 한국 교육산업의 실제의 모습과 어긋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학이 경쟁을 촉진하는 각종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 썸네일 출처: GE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