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한국경제 [expand title="2025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펼치기>" swaptitle="2025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닫기>"][미제스 와이어 1월호] 조선의 개항과 자유, 그리고 문명교체 [미제스 와이어 2월호] 노조의 임금결정과 광주글로벌모터스 [미제스 와이어 3월호] 인간행동학적 측면에서 본 ‘혼돈의 한국’(2): 사상전쟁 [미제스 와이어 4월호] 북한은 전쟁 사회주의 국가이다 [미제스 와이어 5월호]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발생 원인 (1) [미제스 와이어 5월호]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발생 원인(2) [미제스 와이어 6월호] 노동조합과 한국 노동시장 그리고 사상전쟁 [미제스 와이어 7월호] 사상 전쟁과 불환지폐에 의한 소득 불평등 [미제스 와이어 8월호] 최저임금제와 무인 점포의 증대 [미제스 와이어 9월호] 식민사학과 일본의 우익 [/expand] * *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인수를 추진하며 대주주 지분만 비싸게 매입하려 하자 “소액주주한테도 같은 조건을 적용하라”는 요구가 불거지고 있다고 조선일보(9월 19일자)는 전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한거포’로 약칭)은 지난 15일 태광산업에 대해 “자사주 5%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 주주 32%는 철저히 소외 됐다”며 “전체 주주 지분을 프리미엄에 매수하라”고 요구했다. 태광 측은 애경 측 지분 63%를 현 주가 대비 70% 가량 비싸게 인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개미 주주들에게도 같은 프리미엄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한거포는 태광산업에게 27년 전 폐지됐던 ‘의무 공개 매수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식을 매수함에 있어서 매수자에게 의무 매수를 강제하는 제도가 의무 공개 매수제이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M&A에서 매수자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매도자에게 주는 경우에 소액주주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매수할 것을 법으로 강제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법으로 의무 공개 매수를 요구하면 그것이야말로 ‘강제’로서 매수자는 그 만큼 ‘법’의 노예가 된다는 점이다. 소액주주의 주식에 대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아무런 의무가 없다는 점은 너무도 명백하다. 만약 그런 의무가 있다면 프리미엄 매수·매도 이전에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그런 의무를 제시하고 프리미엄 협상에 계약 조건으로 넣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의무는 어불성설이다. 한 마디로, 한거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 경영권 매수자를 법의 노예로 만들고자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평등 사상’이 개입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의무 공개 매수제를 ‘기업가’라는 개념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경제에서 기업가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기업가는 ‘불확실성을 떠맡는’(uncertainty-bearing) 기능을 한다. 이 때 그 기능이란 위험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윤과 손실은 기업가적 불확실성의 결과들이다. 둘째, 기업가는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가는 필연적으로 자본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로서 기업가가 받는 것은 ‘순이자’(pure interest)이다, 셋째, 기업가는 의사결정 기능 또는 ‘소유권기능’(ownership function)에 따르는 의사결정을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기능에 따라 받는 대가를 라스바드(Rothbard)는 ‘의사결정 재능으로 인한 임대료’(rents of decision-making ability) 또는 ‘소유권 결정으로 인한 임대료’(rents of ownership-decision)라고 불렀다. 물론 이것은 경영자들이 받는 임금과 다른 것이다. 경영자는 고용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 요소’(decision-making factor)는 결코 고용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 요소의 기회비용을 계산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시장 임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라스바드는 이러한 임대료의 크기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즉 “이 임대료는 (중략) 그 요소가 기업의 수입에 구체적으로 기여하는 양(액수)과 같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능력은 각 기업의 소유자마다 다를 것이므로 그 임대료도 다를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기업가의 세 가지 기능 또는 역할은 이론적으로 분리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광이 애경 측에게 지불하고자 하는 프리미엄은 약 70%일 것이라고 한다. 그 70%는 앞에서 필자가 제시한 세 가지 기능 또는 역할에 대한 대가를 적절히 평가한 것이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능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을 필자는 직관한다. 소액주주는 주식회사에서 어떤 기업가 기능도 하지 않기 때문에 M&A에서 프리미엄을 요구할 권리가 전혀 없다. 프리미엄에는 매수자의 애경에 대한 전망 또는 기대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지만 그런 것도 소액주주와 전혀 관련이 없다. 의무 공개 매수제로 매수자를 노예로 만들 수는 없지 않는가? * * * 썸네일 출처 : 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