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경기변동 [expand title="2025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펼치기>" swaptitle="2025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닫기>"][미제스 와이어 1월호] 조선의 개항과 자유, 그리고 문명교체 [미제스 와이어 2월호] 노조의 임금결정과 광주글로벌모터스 [미제스 와이어 3월호] 인간행동학적 측면에서 본 ‘혼돈의 한국’(2): 사상전쟁 [미제스 와이어 4월호] 북한은 전쟁 사회주의 국가이다 [미제스 와이어 5월호]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발생 원인 (1) [미제스 와이어 5월호]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발생 원인(2) [미제스 와이어 6월호] 노동조합과 한국 노동시장 그리고 사상전쟁 [/expand]
지금의 사상 전쟁은 사상 전쟁으로서는 독특한 측면이 있다. 전쟁에 참여하는 양쪽 모두가 약간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가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경제체제라는 관점에서, ‘국가주의자2’는 ‘국가주의자1’보다 사회주의에 더 많이 기울어 있다. 하지만 둘 모두 사회주의자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한국에는 아직도 리버테리언 또는 아나코-자본주의자는 극히 소수로서 한국 사회에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 결과로 지금의 사상 전쟁은 개인과 국가를 파멸로 몰아갈 것이지만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파멸이 현실화하는 시간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의 사상 전쟁의 원인을 분석해 볼 필요는 충분하다.
지금의 사상 전쟁의 원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 불평등이다. 물론 소득 불평등은 부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도 원인들 중의 하나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지난 미와 6월호에서 노동조합이 소득 불평등의 원인들 중에서 두 번째 중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이 번호에서는 소득의 불평등의 첫 번째 원인을 규명해 보기로 한다.
소득의 불평등의 첫 번째 원인은 불환지폐 공급량의 증가이다. 통화공급량이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소득 재분배가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을 실증적으로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직관에 의해 통화량 공급 증가에 의해 초래된 소득 재분배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하는 것은 작금의 소득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하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신규 불환지폐를 발행하면 그 돈은 민간 상업은행을 거쳐 차용자에게 대출된다. 차용자는 그 돈으로 신규 사업을 시작하거나 외상 대금을 갚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차용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용도에 맞게 그 돈을 지출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저축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신규로 발행된 불환지폐는 차용자로부터 멀리 있는 사람까지 끊임없이 흘러간다. 신규로 발행된 불환지폐 중에서 실물의 ‘백업’(backup)이 없는 지폐는 단순한 ‘신용수단’일 뿐이다. 신용수단이 거래를 따라 다음 단계의 거래자에게 건네지는 동안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재화의 가격 상승 시기, 속도, 정도는 재화마다 모두 다르다. 즉 물가수준이라는 개념은 허구이다.
신규 발행된 불환지폐를 비교적 일찍 받는 사람들-예를 들어, 은행 직원들과 주주들, 큰 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한국은행 또는 민간은행으로부터 큰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들, 그들로부터 즉각 돈을 받는 사업가들, 호황 산업 또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점 때문에 노조가 있는 대기업 노동자들은 소득 불평등에서 ‘이중적으로’ 유리해진다), 토지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 부자들 등은 자신이 구입한 재화의 가격보다 판매하는 재화의 가격이 높은 상태에 있게 된다. 그러나 신규 화폐를 비교적 늦게 받는 사람들-대부분의 보통 사람들, 신규 발행된 화폐를 늦게 받는 노동자들(그들은 대부분 대기업 노동자들이 아니고 중소기업, 영세기업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이다), 공무원들, 자영업자들, 종교인들, 연금 생활자들 등-은 자신이 구입한 재화의 가격이 비싸지지만 판매하는 재화의 가격은 그 만큼 상승하지 않는다. 화폐의 발행 증대로 대략 전체 인구의 절반은 이득을 보고 대략 절반은 손해를 본다. 이것이 신규 발행된 불환지폐가 초래하는 소득 재분배 과정의 개략적인 설명이다.
불환지폐 공급량의 증가는 이런 소득 재분배를 통해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점을 실증으로 증명할 수 없다. 그리고 1948년 정부 수립 이래로 한국은행은 장기적으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여 통화량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켰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소득 재분배의 크기도 작지 않을 뿐 아니라 소득 불평등도 심하게 악화되어 왔을 것을 추론할 수 있다. 통화량 증대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와 비교하여 그렇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이제 불환지폐의 공급 증가로 소득 불평등 또는 부의 불평등이 악화한다. 새롭게 발행된 화폐를 비교적 일찍 받는 사람이나 집단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집단에 비해 소득 재분배 또는 부의 분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새롭게 발행된 화폐를 비교적 늦게 받는 사람이나 집단은 소득 재분배 또는 부의 재분배에 있어서 불리하다. 불환지폐를 비교적 빨리 받는 그룹에 속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소득의 재분배가 일어난다. 사상 전쟁이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것은 소득 불평등이 악화한 정도가 국가주의자1과 국가주의자2를 대략 반으로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전쟁에 합리성, 이성 등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전쟁이 극한의 투쟁으로 치닫는 것은 자신의 소득 순위가 더 낮아지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몸부림 때문이다.
불환지폐의 공급이 증가하면 경기변동도 일어난다. 경기변동은 붐, 위기, 침체로 이루어진다. 경기변동은 부동산, 주식 등과 같은 자산의 가격을 크게 상승했다가 폭락하게 한다. 부동산, 주식 등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부동산이나 주식을 소유한 사람은 그런 상승으로 이득을 보지만 부동산이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는 사람은 소득과 부의 소유에 있어서 불리하게 된다.
불환지폐 공급증대에 의한 소득 불평등은 불환지폐를 상품화폐로 바꾸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세계의 모든 나라가 불환지폐를 화폐로 삼는 상황에서 상품화폐로 화폐제도를 바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제스가 지적했듯이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화폐제도에 대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바꾼 사람이 많아지면 화폐제도를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다.
마지막으로, 소득 불평등은 개인적인 이유로도 발생한다. 그러나 미제스 와이어에서는 소득 불평등의 제도적 원인만을 탐구한다. 소득 불평등의 원인들은 적지 않지만 영향이 큰 제도적 원인은 두 가지이다. 불환지폐의 공급 증가와 노동조합이다. 소득 불평등을 유발하는 두 가지 원인을 개혁하지 않으면 사상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복지 정책으로는 사상 전쟁을 심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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