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Block 뉴올리언스 로욜라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미제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월터 블락은 아나코-캐피탈리즘이 하나의 이론으로 성립하는데 머레이 라스바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업적을 세운 대표적인 이론가이다. 1972년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블락은 500개 이상의 논문, 24권의 책, 그리고 수천 편의 에세이를 저술했다. "만약 그것이 움직인다면 민영화하라; 움직이지 않는다면, 민영화하라. 모든 것은 민영화되어야 한다.(If it moves, privatize it; if it doesn’t move, privatize it. Since everything either moves or doesn’t move, privatize everything.)" 주제 : #자유주의일반 * * 월터 블락의 저서 <Defending the Undefendable>은 2007년에 국내에 번역 소개된 바 있으며, 이 글은 해당 번역본을 발췌한 것 입니다. 번역본은 현재 절판되어 있지만 중고서적 물량이 많아 Yes24, 알라딘, 교보문고 등에서 약 2,000-5,000원 내외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 * 웹스터(Webster) 사전에서는 '암표상'을 '시세차익을 노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으로, '암표 팔기'를 '속이기, 좌절시키기, 강도질하다'로 정의하고 있는데, 특히 후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암표상' 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암표상에게 비난이 이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극장 관객이나 스포츠팬이 10달러짜리 입장권을 50달러나 주고 사야 한다는 사실에 기겁을 하면서, 이에 대한 이유로 비싼 입장권을 살 수밖에 없을 때까지 의도적으로 기다리는 '암표상'을 탓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적 분석을 통해 이러한 비난이 터무니없는 것임은 얼마든지 밝혀낼 수 있다. 암표 판매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암표 판매의 필수조건은 고정된 입장권 숫자다. 수요 증가에 따라 공급량도 증가하면, 암표상은 종적을 감추게 된다. 활자로 찍힌 정가에 입장권을 살 수 있는데, 굳이 암표상과 거래하려는 사람은 없다. 두 번째 필수조건은, 정가가 찍힌 입장권이다. 입장권에 가격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암표 판매' 라는 말 자체가 있을 수 없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사고파는 주식을 생각해 보자. 그 주식은 정가가 따로 없다. 매입 주식수와 보유 기간도 전혀 상관없으며 심지어 높은 가격에 되팔아도 괜찮다. 그래서 암시장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극장이나 야구장이 입장권의 정가를 매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카고 선물 시장의 밀가루 판매나 주식 시장의 주식 거래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가격대로 판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장권을 자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암표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가격 명시 제도를 편리하게 생각한다. 휴가를 계획하거나 예산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시민들이 선호하지 않으면 관리자나 생산자가 굳이 가격을 명시할 이유가 없다. 결국 암표 판매의 두 번째 필수조건인 가격 명시는 대중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세 번째 필수조건은 생산자가 책정한 입장권의 가격이 시장개척가격보다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개척가격이란, 사려는 입장권의 수와 공급 가능한 좌석수가 동일한 수준이 될 때의 가격을 말한다. 시장개척가격보다 낮게 명시된 가격은 암표를 공개적으로 불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격이 저렴하면 공급 가능한 수보다 구매희망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균형이 생기면, 바로 잡으려는 힘이 활발해지게 된다. 사려는 사람들의 입장권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웃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까지 생겨나게 된다. 이렇게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게 되어 수급 불균형이 저절로 바로잡힌다. 극장이나 야구장 관계자들이 시장개척가격보다 더 싸게 입장권 가격을 매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극장이나 야구장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 자체가 무료 광고가 된다. 다시 말해, 광고비를 아끼려고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입장권 판매에 어려움이 없을지라도, 가격 인상에 따른 반발이 두려워 인상을 꺼린다. 사람들이 적당한 수준의 가격이라고 인식하는 것을 관리자들은 중시한다. 그래서 「대부」 같은 흥행작의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지만, 굳이 올리지 않는다. 괜히 유명한 영화를 미끼로 시민들을 등쳐먹는다는 비난이 이어져, 고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가격을 고정시키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러한 이유를 통해, 암표 거래의 세 번째 필수조건인 낮은 수준의 가격 정책도 계속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이 낮게 평준화하면 입장권 수보다 수요가 더 많아진다. 이 경우 어떤 고객에게 입장권을 배급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데, 바로 문제의 해결이 암표상에게 달려 있다. 야구 시즌 동안 입장권 평균 가격은 5달러였고 야구장은 연일 2만명의 관객으로 가득 차 만원사례를 이뤘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결승전'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은 3만 명에 달한다. 입장권은 2만 장 밖에 되지 않는데, 사려는 사람 3만 명 가운데 누구에게 판매해야 할 것일까? 1만 명의 고객을 포기시킬 방법은 무엇인가?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은 상품의 할당 방법으로 경제학자들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가격 할당제'와 '비가격 할당제' 다. 가격할당제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 상품을 공정하게 배당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가격 인상을 꼽는다. 앞의 예에서, 2만 명의 관객만을 오게 만드는 가격이 9달러라면, 입장권의 가격은 9달러로 올라야 한다. 이럴 경우 평균 가격을 4달러 올리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암표상' 들이 입장권을 모두 사서 한 장당 9달러에 파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 2,000매의 입장권만 암표상들이 사고, 나머지 1만 8,000매의 입장권은 정가인 5달러에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암표상들이 2,000매의 입장권을 각각 45달러에 팔게 되면, 2만 장의 평균 가격은 9달러가 된다. 암표상들이 과도하게 높은 가격 인상으로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이러한 가격 수준은 정말 간단한 산수로 나온 결과에 불과하다. 수요를 2만 장으로 낮추기 위해 평균 가격을 9달러로 올리는 것이 필요하며, 이때 1만 8,000매를 5달러에 판다고 가정하면, 당연히 나머지 2,000 매는 45달러에 판매해야 한다. 비가격 할당제에서는 공급 수준으로 수요를 낮추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는다. 다른 방법을 이용해 똑같은 결과를 달성한다.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선착순 판매가 있다. 그 외의 방법으로 친척이나 친구에게만 판매하는 족벌주의, 인종별로 판매하는 인종주의, 남성에게만 판매하는 성차별주의 등이 있다. 특정 연령층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만 판매할 수도 있고, 참전용사나 특정 정당회원들에게만 구매 특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비가격 할당 방법들은 임의대로 일부 부류에게만 편의를 제공하는 탓에, 차별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대표적으로 선착순 방법을 뜯어보자. 이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공정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입장권이 행사 당일 10시부터 판매된다고 하면, 관객들은 그 전에 매표소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동트기 전부터 심지어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사람까지 생겨난다. 그래서 줄서기가 정말 귀찮거나, 줄서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낼 수 없는 사람, 혹은 대신 줄을 서 줄 사람을 고용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차별적인 방법이다. 가격 할당제와 이에 따라 발생하는 암표 판매는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것일까? 분명 애매모호하다. 그러나 달리 보면, 암표 판매가 하류층이나 중산층에게만 좋을 수도 있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주로 실업자거나 한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줄을 설 시간이나 기회가 많다. 심지어 직장이 있다 해도, 하루 휴가로 발생하는 기회 비용의 손실이 다른 사람들보다 적다. 또한 암표 거래는 사업의 기회가 적은 사람들에게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한다. 가난한 사람이 소자본으로 해볼 만한 사업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암표상의 경우 5달러짜리 입장권 10장을 구매할 50달러의 밑천만 있으면, 45달러에 되팔아 400 달러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 설 여유가 없다. 입장권을 사려고 하루 휴가를 내면 하류층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비용을 들이게 된다. 그래서 중산층의 경우 입장권을 정가에 사기 위해 하루 일당을 포기하는 것보다 암표상에게서 45 달러에 사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이처럼 암표상들은 바빠서 장시간 기다리지 못하는 중산층에게 유료 중개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유층은 긴 줄을 대신 서서 구매권을 사줄 사람을 고용하므로 암표상이 필요 없다. 그러나 암표상은 심지어 이 부유층에게도 유익할 수 있다. 나름대로 전문가인 암표상은 부유층들이 지출하는 인건비보다 더 저렴하게 임무를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암표는 사회 각 계층에게 유익하다. 입장권 시장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통해서만 이익을 얻는 정글이 아니다. 시장 내 자발적인 거래는 상호 이익의 표본이다. 부유층이 지출해야 하는 인력비보다 암표상의 마진이 낮다면, 이 부유층은 암표상으로부터 입장권을 직접 구매하여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격 할당제와 암표는 입장권의 시장가격을 높여 부유층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구매를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양면성은 통화 경제의 본질로 우리가 그런 시스템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고자 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수입상' 편에서 통화 경제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통화 경제 덕분에 분야별 전문화와 노동 분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스로 생산한 것만 누릴 수 있다면 생존 가능성은 낮아지며 삶의 질도 형편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다른 이들과의 거래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통화 시스템이 무너지면 사람들 대부분 사할 지도 모른다. 상품 할당을 허용하지 않고, 지불한 돈만큼 부유층이 상품을 차지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 만큼 우리의 통화 시스템은 악화된다. 사실, 자유시장이 아닌 정부의 지원 덕분에 부를 축적한 부유층이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적인 재산 축적을 뿌리 뽑겠다며 통화 시스템을 없앤다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면 부정하게 얻은 부를 직접 몰수하는 방법 뿐이다. 정직하게 부를 축적한 부유층이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차지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그리고 이러한 통화 시스템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암표상은 입장권 가격에 따른 할당 제도를 촉진시켜, 부유층이 노력한 대가를 얻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 * 썸네일 출처 : https://blog.naver.com/gomjipark8/222761484678
암표행위는 범죄가 아니다 : 경제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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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B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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