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ph T. Salerno 현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학장(學長)에 해당하는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면,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영역 부대표이자 페이스 대학교 경제학 명예교수인 조셉 살레르노만이 그 자격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살레르노는 학부생 시절에 순수 리버테리어니즘으로서의 아나코-캐피탈리즘을 설명하는 머레이 라스바드의 글을 읽고 오스트리아학파를 공부하기로 결정하였다. 미제스와 하이에크의 비교연구, 경제사상사, 경제계산논쟁, 기업가정신, 화폐이론 및 정책연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50개 이상의 학술논문 및 저서를 발표한 그는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후계자중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의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주제 : #인플레이션 원문 : Hyperinflation and the Destruction of Human Personality (게재일 : 2024년 5월 30일) 번역 : 전계운 대표


경제계산과 인간 인격의 사이의 연관성

경제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의 가치와 기능이 파괴되면 경제계산이 불가능하게 되고 경제와 사회 붕괴 그리고 광범위한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왔다. 많은 경제학자들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에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게 되면 재산이라는 본질이 엄청나게 약화되고 재산 소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간 인격이 메마르게 된다는 점이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자신의 재산을 평가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수단을 없앰으로써 사회 협력이라는 체제에서 독립적인 인간의 존재와 인간 인격의 근간을 사라지게 만든다. 그 필연적인 결과는 자발적인 계약 사회의 해제와 재산과 인격이 집단주의화 되는 패권적 질서로의 대체다. 

노동의 분업하에서 개인의 인격 형성에 있어 화폐와 재산의 중심적인 역할에 대해 아직 심도 있게 연구되지 않았다. 여기서는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인격은 보통 조롱의 의미로 “부르주아적인 인간상(bourgeois personality)”[note]나는 데이비드 고든의 통찰력에 큰 빚을 졌다.[/note]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인격은 사유재산 사회질서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 개인들을 특징짓는 일반적인 사고와 존재의 상태다. 부르주아적인 인간은 목표 지향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반드시 이기적이지 않은), 검소하고, 시간을 희소자원으로 활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미래의 복지를 증진시킨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의식적으로, 계속해서 사회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 즉, 그는 자신이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상품과 서비스 생산을 전문화 시켜야만 한다. 이러한 미지의 사람들을 위해 생산하고 교환을 함으로써 그는 루트비히 폰 미제스가 사회적 분업이라고 부르는 것에 자신을 통합하게 된다. 전문화된 생산과 자발적인 교환은 사회적 행동의 본질이며 반드시 시장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수단과 목적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비용과 편익을 금전적으로 계산하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여기에서 사용되는 인격은 심리적인 특성이나 기질의 군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계산과 재산의 소유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우버 기사, 식당 주인들은 화폐와 사유재산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자신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동안에 발생하는 재산과 인간 인격의 파괴

화폐는 일반적으로 교환수단으로서, 한 사람의 재산을 평가하고 부를 추정하는 미래의 번영에 대한 전망을 판단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화폐의 미래 가치를 신뢰할 수 있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부를 보존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며 그로 인해 미래를 계획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서 당장 눈앞의 만족을 위해 애를 쓰게 되며 부와 에너지를 낭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시간선호, 즉 미래의 만족 대비 현재의 만족에 대한 프리미엄의 증가는 생산적인 노동, 절약, 신중한 투자 가치를 무너뜨린다. 이는 생산적인 중산층, 기업가, 자본가, 발명가들이 무너지고 도박꾼, 사기꾼, 협잡꾼이 사회 구조에서 정점에 서게 되는 사회 혁명을 초래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단지 생산적인 계층의 저축을 없애고, 이들의 에너지를 무익하고 부패를 추구하는 것으로 돌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인격을 바꾸고 약화시킨다. 우리가 좋든 싫든 사람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재산 없이는 번영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창시자인 카를 멩거는 “재산이란…임의로 결합된 재화의 양이 아니라 [사람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그것이 제공하는 목적의 실현에 영향을 주지 않고서는 그 어떤 본질적인 부분을 줄이거나 늘릴 수 없는 통합된 전체”라고 지적한 바가 있다. 따라서 재산은 인간 인격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격 없이는 의미 있는 동작이나, 활동 또는 사고 표현이 불가능하다. 인격은 유아기의 무분별한 행동들로 특징짓는 무작위적인 내적 충동이 외부 세계로 즉흥적으로 투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 인격은 의도적으로 계획된 개인의 존재와 존재 방식이 외부로 투사된 것이다. 그래서 인간 인격은 추구에 필요한 활동인 의식적인 결정(arrangement)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선 신중하게 선택된 수단의 체계인 재산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재산은 물리적인 용어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사물들의 우연한 집합이 아니라 인간 정신의 갈망과 열망이 응집된 객관적인 형상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재산은 개인의 인격을 정의하고 구분한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없으며,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 때문에 엄격하게 제한된다. 소설가는 방, 책상, 컴퓨터, 워드프로세싱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진정한 소설가라고 할 수 없다. 식당 경영자는 음식으로 가득찬 주방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수단이 없으면 여가나 직업 활동을 할 수 없다. 낚시 장비와 보트, 수역에 대한 접근성이 없으면 어부라 할 수 없고, 골프 장비를 소유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 골퍼가 될 수 없다.

게다가 교환 경제에서 다양한 종류의 구체적인 재화의 집합에게 의미를 부여해주고 행위자가 이러한 재화를 자신의 목표 체계에 맞는 통합된 재산 구조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화폐 가격에 기반한 경제 계산이다. 계산을 안내하는 화폐 가격이 없다면 사람은 직업이나 사업에 뛰어들 때 이러한 활동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수입을 창출해낼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눈가리개를 한 채 행동을 하게 된다. 또한 소유물에 화폐적인 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면 자신의 성공 정도나 사회 구조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다. 자신이 명예를 얻었는지 아니면 엄청난 실망감을 겪었는지, 자신이 왕자인지 거지인지 말이다. 

사람들은 축적된 저축과 자산의 화폐적 가치를 알지 못하게 되면 미래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 혹은 누구로 살아가게 될 지 알 수 없게 된다. 자신과 자녀를 위한 모든 계획은 이러한 지식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60세에 고급 골프장이 있는 고급 주택단지에서 은퇴 생활을 보낼지 아니면 70대 노인이 다되어서도 동네 월마트에서 손님을 상대하게 될 건지도 이 지식에 달려 있다. 

따라서 화폐와 재산은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사회경제적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건전한 화폐에 기반한 경제 계산 없이는 기업가와 사업체들이 대안적인 투자 결정의 결과를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거나 자신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동안 비교적 고정적인 급여를 받던 대학교수와 고위 공무원은 더 이상 자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되었고, 하루아침에 택시 운전사나 웨이터로 전락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직업적인 관계, 개인적인 관계, 사회적 지위, 은퇴 전망에 대한 모든 것이 영향을 받게 되었다.


썸네일 출처 : https://anotherthinking.com/alsseulnyuseu-hyujiboda-moshan-jipye-mulgeon-sal-ddae-baenange-hyeongeum-caeweogaya-handago-haipeoinpeulreis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