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Lacalle 대니얼 라칼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IE 경영대학원에서 국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 리치토피아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20인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가 있는 그는 고등 경영학 대학원 학위와 경제조사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CIIA 재무분석가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라파엘 델 피노 재단에서 자문위원이자 런던 마드리드 커뮤니티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라칼은 CNBC, 블룸버그 TV, BBC 헤지아이, 시킹 알파, 비지니스 인사이더, 미제스 연구소, 에포크 타임즈와 정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 포커스 이코노믹스,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및 기타 전 세계 주요 뉴스 간행물에 가끔씩 논설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제 : #국제경제 원문 : How Easy Money Killed Silicon Valley Bank (게재일 : 2023년 3월 13일 ) 번역 : 한창헌 연구원 * * *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 사태에 이어 근래 두 번째로 거대한 은행 파산 사태는 예방될 수 있었다. 이제 그 영향력은 너무나 크고 파급효과는 측정하기도 힘들다.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파산은 유동성 위기로 발생한 고전적 뱅크런 사태였지만,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교훈은 따로 있다.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은행 계좌에 뚫린 금융 구멍과 거대한 미실현손실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부터 이 점을 설명해 보려고 한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으로 SVB는 총 자산 약 2,090억 달러, 총 예금 약 1,754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대주주로는 뱅가드그룹(Vanguard Group, 11.3%), 블랙록(BlackRock, 8.1%),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Street, 5.2%), 스웨덴 연기금 알렉타(the Swedish pension fund Alecta, 4.5%) 등이 있다. SVB는 놀라운 성장과 성공을 거두었지만 마이너스 금리, 초완화적 통화정책, 2022년에 치솟은 IT기술 버블이 없었더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나아가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 MBS)에 투자할 만한 규제적-통화정책적 인센티브가 없었더라면 은행의 유동성 위기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SVB의 자산기반은 "연준에 맞서지 마라"라는 오랜 경구를 따르는 가장 명확한 예시로 보인다. 하지만 SVB는 한 가지 큰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규제로 탄생한 바로 그 인센티브를 따른 것이다. 2021년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거대한 성공은 안타깝게도 종말을 향한 첫걸음이기도 했다. 은행 예금은 IT기술 호황과 함께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모든 사람이 멈출 수 없는 IT기술의 새 패러다임에 한 발 걸치고 싶어 했다. SVB의 자산 역시 상승했고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은행의 자산 가치 역시 상승했다. 자산의 40% 이상이 재무부 장기채권과 MBS였다. 나머지는 세계를 정복하기라도 할 듯한 IT신기술과 벤처 캐피털 투자금이었다. SVB는 그런 '저리스크'(low risk) 채권과 증권은 대부분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밴처캐피탈 투자금과 리스크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저리스크 자산을 보유하라는 주류의 규칙을 따른 것이었다. 그래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 SVB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SVB의 자산기반은 전부 단일 투자였다. 저금리와 양적완화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다. IT기술 가치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간 동안 높이 치솟았고 최고의 리스크 '헤지'(hedge) 방법은 재무부채권과 MBS를 보유하는 것이었다. 왜 굳이 다른 데 베팅하겠는가? 연준 매달 수십억 달러씩 사들이던 대상이 이것들이었다. 모든 규제를 고려했을 때 바로 이것들이 최저리스크 자산이었으며, 연준과 모든 주류 경제학자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순전히 '일시적인' 현상이고 기저효과의 일종일 뿐이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지 않았고, 이지머니는 영원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도처의 은행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잘가라, 채권과 MBS 가격아. 잘가라, IT기술의 '새 패러다임'아. 그리고 어서오렴, 공황아. 지난 1월 SVB의 주가는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었지만 아주 전통적인 형태의 뱅크런이 일어나고 말았다. 150억 달러의 시가평가손실(Mark-to-market unrealized losses)은 은행 시가총액의 100%에 가까웠다. 전부 없어진 셈이다.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South Park)에 등장하는 은행 매니져의 말처럼 "그리고오오오 전부 사라졌습니다." SVB는 은행의 자본이 얼마나 빨리 사라질 수 있는지를 우리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연방예금보험공사(The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가 개입하기로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5만 달러는 SVB가 보유한 예금의 3%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역주: FDIC 보험의 예금자 보호한도는 계좌당 25만달러이다. 번역본 게재 시점에는 연준과 FDIC가 모든 예금지급을 보증하기로 결정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SBV 전체 예금 중 85% 이상이 보험을 적용 받지 못한다.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블룸버그지에 따르면 미국 예금의 3분의 1이 소규모 은행에 예치되어 있고, 절반 가까이가 보험을 적용 받지 못한다. SVB 예금주들은 대부분의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다른 기업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다. SVB는 은행 경영의 모범으로 여겨졌다. SVB는 예금의 급증하는 때에도 가장 안전한 자산-재무부 장기채권-에 투자하면서 보수적인 정책을 채택했다. SVB는 2008년 경제위기를 '규제 완화' 탓으로 돌린 사람들이 권고한 대로 정확히 따랐다. SVB는 늘어나는 예금을 국채와 MBS에 투자하는 진부하고 보수적인 은행이었고, 우리 같이 정신나간 소수집단을 제외하면 모두가 그랬듯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믿었다. SVB가 한 일이라고는 규제를 준수하고, 통화 정책의 인센티브를 따르며, 케인스주의 경제학자들의 권고를 하나 하나 새겨들었던 것 밖에는 없었다. SVB는 주류 경제 사상의 귀감이었다. 그리고 이 주류 경제 사상이 IT기술의 신성을 떨어뜨렸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탐욕과 자본주의, 규제 공백을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그거 아시는가? 더 많은 규제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것이다. 규제와 정책은 이런 '저리스크' 자산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규제와 통화정책은 IT기술 버블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기까지 하다. 수익성 없는 IT기술의 가치가 빠르게 치솟았고 혁신과 그린 에너지 사업으로 멈출 수 없는 자본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마이너스 실질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주입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2020년에 주요 중앙은행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대차대조표를 20조 달러로 확대했고, SVB가 2021년에 이뤄낸 경이로운 성장 역시 이때 시행된 정신 나간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물이었다. SVB는 화폐 인쇄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며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는 낭설의 희생자이다. SVB는 그 이야기를 진심으로 귀담아 들었고, 이제 전부를 잃었다. SVB는 몽땅 거품이었던 국채와 MBS, IT기술에 투자했다. 과연 이들이 어리석고 무모해서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SVB는 그 자산에 리스크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투자했던 것이다. 자산에 높은 리스크를 축적하려는 은행은 없다. 은행이 리스크를 받아들일 때에는 거기에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인식할 때 뿐이다. 그렇다면 왜 리스크가 없다고 인식하는 걸까? 정부 규제과 중앙은행,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은 누가 될까? 이제 많은 사람들이 통화정책과 규제가 만들어낸 거품과 왜곡된 인센티브를 제외한 모든 것을 비난할 것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뿐이다. 거품의 결과물을 더 많은 거품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SVB의 파산은 정치적 설계에 의한 리스크 축적 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SVB는 무모한 경영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케인스주의 경제학자와 통화간섭주의자들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에 무너진 것이다. 참으로 축하드린다. * * * 썸네일 출처 : https://biz.sbs.co.kr/article/20000107433
이지머니는 어떻게 실리콘밸리 은행(SVB)을 파산시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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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Lac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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