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사회현안 ---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이슈는 크게 세 가지이다. 그것들은 저출산, 소득 불평등, 수도권 집중 등이다. 필자가 보기에 그 세 가지야말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자 가장 해결이 쉽지 않는 것이다. 저출산, 소득 불평등 등에 대해서 필자는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대책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점은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이득과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다룬다. 수도권 집중이란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일대에 인구가 집중하는 현상을 말한다. 단순히 서울에 인구가 집중하는 현상, 즉 서울 집중으로도 불린다. 이 글에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다룬다. 인구가 집중하는 만큼 일자리도 집중되어 있다. 정확하게는, 일자리가 집중되니 인구가 집중되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의 원인은 무엇인가? 조선왕조에서 한양(즉 서울)은 모든 일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울 집중이 일어났다. 이 때도 사람들은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말에서 보듯이 서울 중심이 사람들의 생각에 깊이 박혀 있었다. 개항 이후에 중국 문명에서 서양 문명으로 문명 교체가 일어나면서 문명의 이동과 교체는 서울을 괸문으로 각 지방 또는 지역으로 뻗어나가는 방식을 답습기 때문에 서울 또는 수도권 중심은 강화되었다. 그리고 그런 추세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다만 3공화국 이전까지 수도권 집중이라는 이슈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도권에는 증가하는 인구와 일자리에 비해 주거용 또는 상업용 토지는 아직도 충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혼잡비용이 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혼잡비용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설명한다. 한반도에서, 토착 문명에서 중국 문명으로 교체할 때 그리고 중국 문명에서 서양 문명으로 교체할 때 새로운 문명(문화 포함, 이하 동일)은 서울이라는 관문을 거쳐서 지방 또는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1인 미디어의 발달, 몇몇 제조업의 융성, K-팝과 같은 문화 상품의 세계적 소비, 강화도 조약 이후에 진행되고 강화되어온 글로벌화(globalization) 등으로 그런 문명 교체 과정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저자는 직관한다. 즉 이 점이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역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전제이다. 그리고 이 기본 전제를 깊이 이해하는 일이 수도권 집중 문제를 다루기 위한 선결 과제이다. 수도권 집중 경향은 최근에 두드러진다. 2015년에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등 3곳) 인구는 약 2,547만 명에서 2025년에는 2,608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등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 인구는 약 2,606만 명에서 2025년에는 2,504만 명으로 감소했다. 이렇게 수도권은 인구가 이미 과밀한데도 불구하고 증가하고 있고 비수도권은 인구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구 증감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물론 ‘일자리’이다. 즉 수도권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지만 비수도권에는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충분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아 각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 문제를 다루기 위한 몇 가지 개념을 알아본다. 대도시에서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작동하는 공간이다. 규모의 경제란 인구가 일정 지역에 밀집할수록 생산과 유통 등에서 비용이 낮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집합 주택 건설, 상업용 건물, 상하수도, 도로, 철도, 지하철, 인터넷 등과 같은 각종 인프라 시설, 경찰과 소방서, 대형 병원, 대형 백화점 또는 할인점, 각종 물류 단지 등은 규모의 경제가 존재한다. 다만 그 크기가 산업마다 다를 뿐이다. 네트워크 효과란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이 한 지역 또는 장소에 몰릴수록 그 긍정적인 효과가 커서 다른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말한다. 요리와 식당, 이·미용, 소규모 병원, 은행·증권 등의 지점, 법률 사무소, 약국, 다양한 학원, 각종 체인점 또는 구멍 가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도시에는 ‘혼잡비용’(congestion cost)도 발생한다. 도시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대기오염, 교통체증, 소음, 물 부족, 부동산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출퇴근 시간 장기화 등과 같은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통틀어 혼잡비용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교통 비용을 줄여주고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세금으로 버스 회사들을 지원하지만 혼잡비용의 일부는 사라지지 않고 은폐될 뿐만 아니라 숙련 노동자인 버스 운전사의 연 평균 임금이 6,500-7,500만 원에서 보듯이 임금 구조가 크게 왜곡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높은 임금은 노동자들을 대도시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혼잡비용은 이제 다시 추가된다. 도시가 커질수록 앞에서 지적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이득(benefit)은 증가하지 않지만 혼잡비용은 빠르게 그리고 크게 증가한다. 그리고 지금의 수도권은 혼잡비용이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이득을 크게 능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수도권 일대의 아파트가 건축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는 단순한 설명은 집합 주택의 심적인 측면을 너무 무시한 것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혼잡비용이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이득보다 크고 소득이 높을수록 정반대 상황이 일어난다. 즉 수도권 집중 문제는 소득 불평등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중심에 있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수도권 외곽에 있는 집으로 출퇴근하는 데 왕복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꿈도 꿀 수 없다. 수도권 집중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일자리,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혼잡비용 등의 개념을 묶어서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일자리를 보기로 한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 특히 대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 점 때문에 지금까지의 공공기관 이전이 실패한 것이다. 불행한 것은 30대 기업 중에서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는 3개이고 나머지 27개는 모두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것이 지방 인구를 수도권 일대로 끌어당기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작금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견 기업들도 지역 일자리 창출에 참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방 인구를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힘은 병원, 학교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일류의 종합 대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발병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일류의 종합 병원을 찾는다. 수도권에 일류 종합 대학교와 일류 종합 병원이 만들어지고 그런 학교와 병원이 지방 사람들을 수도권으로 끌어당긴다. 이런 성향은 예전에도 있었는데 고속열차가 생기면서 더 한층 가중되고 있다. 서울의 일류 종합 병원이 정기적으로 서울역과 병원 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사례는 일류 종합 병원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기업 본사(여기에서 본사란 사무실, 공장, 하청 업체들 등을 모두 포함, 이하 동일), 중견·중소 기업(중견 기업도 대기업 본사와 통일) 등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일류 종합 병원과 일류 종합 대학교를 설립(또는 유치)하도록 하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서울 인근의 주요 도시들(예를 들어, 분당, 성남 등) 등은 주택, 교통과 통신 인프라, 의사, 변호사, 약국, 은행·증권 등의 지점, 각종 체인점, 각종 구멍가게, 학원 등은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정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점은 각 도시마다 산업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지방의 주요 거점 도시들은, 하나같이, 일자리가 부족하고, 일류 종합 병원과 일류 종합 대학교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그 역사가 오래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 쉽게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수도권 일대의 혼잡비용이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이점을 훨씬 능가한지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책은 30 대기업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을 지역 거점 도시로 이전하도록 하고 일류 종합 대학교와 일류 종합 병원을 설립하거나 운영(국립을 민립으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병원과 학교는 서울에서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서울에는 글로벌 기업 본사 몇 개는 남아 있어야 수도로서 서울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30대 기업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을 이전하는 것은 이전하는 기업의 법인세, 상속세(상속세는 이중 과세이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필자는 오래 전에 제안한 바 있다) 등을 장기 할인하거나 폐지하고 기업을 따라 이주하는 노동자들은 소득세를 장기 할인(일정 기간 폐지)해 주는 방법으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종합 대학교는 교육세로 설립 또는 민영화하고 교육부·시·도 교육청은 폐지한다. 지방에 세워지는 종합 병원과 종합 대학교는 본사를 이전한 대기업, 중견기업 등에게 경영권을 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어쨌든, 종합 병원과 종합 대학교는 민영이어야 한다. 지역 거점 도시에 이미 종합 병원이나 종합 대학교가 존재한다면 이 점은 더 이상 고려 사항이 아니지만 ‘일류’인가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기업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이 지역으로 이전할 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유인 체계를 잘 만들어야 할 것이지만 그런 유인 체계를 보고 어느 지역으로 이전할 것인가는 순전히 기업들이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기업들의 지역 이전은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이 지역 거점 도시로 이전하면 지역과 인천공항과의 연계 항공편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한다. 즉 국제선 이용에 있어서 지역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이 불편을 겪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 거점 도시는 대기업, 중견·중소 기업 등이 이주할 수 있도록 토지 등을 몇 십 년간 무료로 장기 임대하고 필요한 도로, 철도, 상하수도, 인터넷 망 등과 같은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여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전하는 대기업 본사, 중견·중소 기업 등이 자주 이용하는 규제 기관을 선별하여 기업 이주시에 같이 이주하도록 하고 이주 공무원에게도 여러 가지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즉 규제기관과 그 소속 공무원들이 수도권을 완전히 떠나도록 하는 유인 체계를 중앙정부가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기업이면서 일류 종합 병원과 일류 종합 대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예가 있다. 삼성 그룹이다. 우리는 이제 그 방법을 다른 대기업, 중견·중소 기업 등에도 적용하여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의 강압이나 강제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이다.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을 잘 하도록 만들어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자유’(economic freedom)가 필요하다. 경제적 자유를 억제하는 규제 또는 법규를 그대로 둔 채로 기업들의 지방 이전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경제적 자유를 억제하거나 억압하는 규제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노조 자체, 노란봉투법, 최저임금제 등이 그런 것이다. 그런 규제를 검토 후 재산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촌에 예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도시에서의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방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지역균형발전’ 개념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다만 농촌 주민이 지역 거점 도시로 이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인 체계는 잘 만들 필요는 있다. 대한민국 수도권 집중 문제의 심각성은 오래 전에 임계점을 이미 넘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체험하고 있다. 다만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지역에서는 일자리는 점점 더 축소되어 인구 이동이 일어나고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도 그와 비례하여 작아지고 있다. 수도권 일대의 혼잡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지역 거점 도시가 가진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이득이 소진되기 전에 지역 거점 도시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여 작금의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숙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 수도권 집중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권은 세종 신도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시·도 행정 통합 등과 같은 정책을 처음부터 재평가하는 일도 필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수도권 집중 문제의 해결은 대체로 서양 문명에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측면에서, 이제 서양 문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 썸네일 출처: Gemini
[미제스 와이어 3월호] 수도권 집중: 이득과 비용의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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