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cob H. Huebert 제이콥 휴버트는 <보수주의자의 양심>의 저자 배리 골드워터를 기념하는 보수주의-자유주의 단체인 골드워터 연구소의 수석 변호사로, 언론의 자유와 재산권을 보호하는 소송을 전담하고 있다. 골드워터 연구소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시카고 소재의 자유정의센터의 소송 책임자로 재직하며 여러가지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대정부 소송을 이끌었다. 머레이 라스바드의 <새로운 자유를 위하여> 이후 최고의 자유주의 입문서로 평가받는 <Libertarianism Today>의 저자이다.
주제 : #자유주의일반 원문 : The Fight against Intellectual Property (게재일 : 2011년 3월 2일) 번역 : 한창헌 연구원
- 이 글은 <Libertarianism Today>의 제10장을 발췌한 것입니다.
[1편] 과거 리버테리언들의 입장 [2편] 왜 지적재산권을 폐지해야 하는가? [3편] 저작권은 창조와 혁신을 가로막는다 [4편] 특허권 보호의 사회적 해악 [5편/完] 지적재산권을 폐지하라
지적재산권은 창조와 혁신을 방해한다
물론, 효용주의자들은 재산권에 대한 우리의 주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미제스나 오늘날의 리차드 엡스타인(Richard Epstein)과 같은 리버테리언 사상가들은, 설령 지적재산권이 일반적인 의미에서 재산권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정부간섭이 창출하는 이익이 비용을 압도하는 매우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유와 재산권에서 지적재산을 특수한 예외로 설정해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한다.[note](원문 14번 각주) 엡스타인은 지적재산권이 재산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로크의 체계를 효용주의 및 지적재산과 결합하려고 시도했다. Richard A. Epstein, ‘‘Liberty versus Property? Cracks in the Foundations of Copyright Law,’’ San Diego Law Review 42 (2005), 1, http://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529943 를 보라.[/note] 만약 지적재산 지지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지적재산 옹호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지적재산은 창조와 혁신에 필요하지 않고 더 나아가 창조와 혁신을 적극적으로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다.
지적재산의 필요성이라는 신화를 폭로한 주요인물은 볼드린과 레빈이다. 그들의 2008년도 저작 <지적 독점에 반대하며>(Against Intellectual Monopoly)는 특허와 저작권이 발전과 창조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것을 크게 해친다고 주장한다. (전반적으로 볼 때, 볼드린과 레빈이 엄밀한 리버테리언은 아니지만, 그들은 리버테리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특허와 저작권이라는 특수한 주제에 있어서는 완전히 리버테리언이기 때문에, 여기서 다루기에 적합하다.)
저작권
많은 지적재산 옹호자는, 마치 미국 헌법의 입안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작권이 창의적인 작품을 생산할 동기를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데 필요하다고 당연하듯이 가정한다. 만약 사람들이 남의 작품을 베끼고 이익을 취할 수 있다면, 작가, 음악가, 그리고 영화 제작자들은 아마도 책, 음악, 그리고 영화를 제작하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어떤 의미에서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이런 유형의 작품들을 '충분히'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전혀 자명하지 않고, 실제 증거는 오히려 반대가 사실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류역사의 대부분은 저작권이 없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위대한 문학, 예술, 그리고 음악을 창조했다. 셰익스피어가 저작권이 존재하는 세상에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누군가는 이런 상황에서 셰익스피어가 "수 없이 많은 법적 청구서를 마주하고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고 예상했다.[note](원문 15번 각주) Tom G. Palmer, ‘‘Intellectual Property: A Non-Posnerian Law and Economics Approach,’’ Hamline Law Review 12 (1989), 302.[/note] 셰익스피어는 전무후무한 방식으로 단어들을 조합해 서구 문명에 특별한 공헌을 했지만, 순수하게 독창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에서 스토리, 등장인물, 그리고 독특한 발상을 차용했다. 만약 이전 작품들의 창작자들이 저작권을 가지고 집행했더라면, 셰익스피어는 작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셰익스피어 자신의 희곡에 대한 저작권 보호도 논할 필요가 있다. 그는 저작권법으로부터 아무런 보상이나 보호도 없이 38편의 희곡을 저술했고, 충분한 성공을 거두었다. 저작권이 있었다면 셰익스피어가 더 많이 창작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미비하다. 반면에, 만약 그의 시대에 저작권이 존재했다면, 셰익스피어는 자기 희곡의 필사본을 팔거나, 허가 없이 공연한 사람들을 고소하기 위해 저술활동에 투자할 시간과 노력을 분산시켰을 것이고, 그에 따라 오늘날 우리 모두는 셰익스피어의 창작물을 훨씬 적게 누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해볼 만 하다. 오히려 모든 작품이 자유 이용 저작물(public domain)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온전히 저술활동에만 집중시킬 수 있었고, 결국 세상은 셰익스피어로부터 더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지적재산권은 그의 창작활동과 그것으로부터 우리가 얻는 즐거움까지 방해하는 결과만을 낳았을 것이다.
비록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수준은 아닐지라도, 오늘날의 작가들 역시 저작권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다. 사실 저작권 보호를 받더라도 대부분의 작가들은 스티븐 킹이나 J.K. 롤링처럼 인세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한다. 책 출판이 작가에게 가져다주는 주요 이익은 작가로서의 명성과 다른 일을 할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 대중을 위한 책을 비교적 적은 보수를 받고 출판하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고, 연사가 되는 등의 다른 기회를 제공해준다.
설령 저작권이 없더라도, 여전히 많은 작가가 책 판매로 약간의 돈을 벌 것이고, 일부 작가들은 계속 많은 돈을 벌 것이다. 이것을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19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외국 작가들의 책이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했으나, 그럼에도 외국 작가들은 미국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원고를 가장 먼저 받아서 시장에 가장 빨리 책을 출판하기 위해 저자에게 보수를 지급할 것이다.[note](원문 16번 각주) Michele Boldrin and David K. Levine, Against Intellectual Monopoly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8), 22–23, http://www.dklevine.com/general/intellectual/againstfinal.htm.\[/note\] 설령 저작권 보호가 없더라도, 책을 최초로 판매하는 출판사가 되는 것에는 큰 가치가 있다. 경쟁 출판사들이 새 판본을 내놓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초 출판사는 한동안 시장을 독차지 할 것이다. 게다가, 만약 최초 출판사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다른 출판사들은 그 책을 베끼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최초 출판사가 성공을 거두고, 그 책을 베껴서 출판해도 여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예상되는 경우에만, 다른 출판사들은 그 책을 베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서든, 최초 출판사가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책은 평균 수익의 80%가 첫 3개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note](원문 17번 각주) Ibid., 141.[/note]
19세기의 출판시장은 이러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21세기에, 미국정부는 노턴 출판사(W.W. Norton)에게 9.11 위원회 보고서를 최초로 출판할 권리를 주었다. 568페이지 분량의 이 정부 보고서는 얼마 안가 자유 이용 저작물이 되었고, 다른 출판사도 복사하여 판매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저작권 보호가 없었음에도, 또 정부 보고서라는 특성상 인터넷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었음에도, 노턴 출판사의 판본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약 1백만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note](원문 18번 각주) Ibid., 25.[/note] 노턴판이 나온 지 2주 후, 세인트 마틴 출판사(St. Martin's)는 추가 기사와 분석이 포함된 자체 판본을 발표했고, 이 판본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볼드린과 레빈이 추정하기를, 롤링은 저작권 보호가 없었더라도, 해리포터 시리즈 신간의 원고를 넘겨주는 대가로 수백만 달러의 선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 보호가 없다면 롤링이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하나가 되기는 어려웠겠지만, 여전히 저술활동을 이어가기에는 충분한 대가를 받았을 것이다.
음악 산업은 어떠한가? 사실 우리는 음악에 대한 저작권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미 알고 있다. 예술가들은 이미 그들의 음반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사실상 상실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음반을 사는 대신 인터넷에서 무료로 주고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예술가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한다. 공연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심지어 인터넷 시대 이전에도,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심지어 대단히 성공한 락스타라도 앨범 판매로 얻는 수익의 비중은 비교적 작았다. 마치 작가들이 책 출판을 통해 명성을 얻고 부가적인 수익창출을 꾀하는 것처럼, 음악가들에게도 앨범은 이목을 끌어모으고 다른 프로젝트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순수음악의 영역에서, 수많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은 단 한 번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영국은 1777년에 저작권으로 작곡을 보호하기 시작했지만, 또 대략 그 시점부터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나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는 비교적 적은 수였다. 일례로, 베토벤은 저작권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 독일에 살았지만, 그는 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돈을 벌었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 작품을 창조할 만큼 충분한 동기를 부여받았다.[note](원문 19번 각주) Ibid., 187–89.[/note] 셰익스피어가 그랬던 것처럼, 지적재산권이 없던 시대에 살았던 작곡가들은 예전에 나온 작품을 자유롭게 변형하고 응용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저작권 보유자의 허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활용에 상당한 제약이 걸린 상황이다.
음반회사과 마찬가지로, 영화 제작사도 만연한 불법공유에 마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DVD나 불법다운로드 버전이 극장에서 직접 보는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이 없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제작사는 계약을 통해, 기술적 혁신을 통해, 또는 철저한 보안을 통해 제작한 영화를 오직 비용을 지불한 극장에만 상영하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혹은 출판사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제작사 또한 DVD를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는 것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볼드린과 레빈이 지적하듯이, 포르노 산업은 사회적 존중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지적재산권법의 보호 밖에서 운영되고 있음에도, 언제나 번창하고 지속적으로 혁신해왔다.[note](원문 20번 각주) Ibid., 36–38.[/note]
모든 창작물에 적용가능한 또 하나의 요점은, 많은 사람이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즐거움만을 위해 창작활동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을 '장려'(incentivize)하기 위한 정부정책은 필요하지 않다. 예컨대, 가장 중요한 미국 작곡가 중 한 명인 찰스 아이브스(Charles Ives)는 보험사 임원으로서 돈을 벌면서 취미로 순수음악을 작곡했다. 그는 살면서 작곡으로 돈을 벌기는 커녕 남에게 크게 인정받은 적도 별로 없다. 오늘날에도, 수 많은 사람이 저술, 시각예술, 그리고 청각예술 등을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비록 그 수준은 제각각이지만) 인터넷 청중들을 위해 제작한다. 심지어 많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인정조차 바라지 않고 익명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가 그 예시 중 하나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거대 미디어 회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의 작품을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되기를 원하고, 그러한 창작활동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이처럼 저작권이 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지의 여부는 대체로 의심스럽다. 특히 최근에 자주 이루어지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결코 옹호할 수 없다. 1998년의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법률(The Sonny Bono Copyright Term Extension Act of 1998, CTEA)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40% 연장시켰다. 보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법률은 저작자 생존기간 + 사후 70년, 무명·이명·업무상저작물은 최초로 발행된 때로부터 95년간, 혹은 창작된 해로부터 120년간 중 먼저 종료되는 기간 동안 저작권 보호를 추가로 연장하였고, 모든 저작물에 소급적용이 되었다. 이러한 연장이 작가, 음악가, 혹은 영화 제작자에게 더 많은 작품을 생산하도록 추가적인 동기를 부여하였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예술가가 죽은 후에도 몇 년 동안 저작권 보호를 연장한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 수 있겠는가?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1998년의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법률이 창작자의 수익을 겨우 0.33% 증가시킨다고 판단했다.[note](원문 21번 각주) Ibid., 101.[/note] 따라서 저작권 연장은 예술가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대신에, 매우 오랜 기간 저작물을 소유하고, 이를 자유 이용 저작물로 놓아주고 싶지 않은 거대 미디어 회사에게 이익이 된다. 실제로, 1998년 당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미키마우스에 대한 저작권을 잃고 싶지 않았던 한 회사, 즉 디즈니에 의해 추진된 것이다.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은 거대 미디어 회사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셰익스피어는 널리 알려진 스토리를 각색하여 자신의 위대한 작품을 창조했다. 디즈니 역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이전에 만들어진 스토리로 만화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에게 이러한 '문화적 공유물'(cultural commons)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note](원문 22번 각주) Ibid., 31.[/note] 저작권 보유자를 찾을 수 없거나, 보유자가 2차 사용을 거부하거나, 공개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셀 수 없이 많은 책, 음악, 소프트웨어가 절판되고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가 더 빈곤해졌다.[note](원문 23번 각주) 이에 대해, Lessig, Free Culture 를 보라; 그리고 Jeffrey A. Tucker, ‘‘The Music and Book Killers,’’ LewRockwell.com, February 2, 2009, http://www.lewrockwell.com/tucker/tucker128.html 를 보라.[/note]
